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소 꼬리 한 팩을 샀다. 마침 세일을 하기도 했고.
찬 물에 꼬리를 담궈 핏물을 뺀다. 두어 시간 마다 물을 갈아 주라고 하던데, 나는 한 번만 갈아주고 자러 갔다. 아침에 일어나 큰 냄비(10L)에 찬물(4L)을 받아다가 물이 끓으면 꼬리를 넣는다. 뚜껑을 열고 10분 쯤 끓이고 나서 그 물을 버리고 꼬리는 깨끗이 씻는다.
냄비에 꼬리와 함께 양파 1개, 대파 1개, 마늘 5톨, 통후추 10개를 넣고, 찬 물을 부은 후 뚜껑을 연 채 끓이기 시작한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뚜껑을 덮어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놔둔다. 그러면 물이 2-3L정도로 줄어있다. 큰 들통이나 그릇에 국물을 부어 놓은 후, 같이 넣었던 채소는 다 빼낸다.
이번엔 꼬리만 넣고 다시 찬 물을 붓고 끓이는데, 이 과정을 2번 더 반복한다.
마지막 4번째 끓인 후에는 따로 담아놨던 국물들을 냄비에 다시 합쳐 약불에 1-2시간 끓인다. 그랬더니 국물이 총 6L. (뚜껑을 열어보고 조금 압도 되었다.)
그릇에 담아 대파를 잘게 썰어 올리고 소금으로 간하여 먹는다.
사태나 양지머리, 갈비 마구리살 등을 함께 삶아서 국물에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살코기로 내는 국물 맛과 뼈로 내는 국물 맛이 섞이는 게 왠지 싫어서, 그렇게는 잘 안한다.
사실, 곰탕은 좋아하면서도 막상 끓이려고 하면 좀 망설여진다. 날이 쌀쌀해지면 곰탕의 뜨끈하고 깊은 맛이 자꾸 생각나지만, 한 냄비 가득 끓여 놓으면 일주일은 꼬박 먹어야 해서 마지막에는 질려버린다. 그래서 완전히 물려버리기 전에,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면을 삶아서 말아 먹는다던가, 만두를 넣어 만두국을 한다던가, 곰탕 국물을 육수로 하여 부대찌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지난 번에는 호기심에 곰탕 국물로 크림 스프를 끓여봤는데, 결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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